경기 결과는 한골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전술적으로 완벽한 수원 삼성의 승리였다. 경기 내용보다는 철저하게 경기 결과를 가져가겠다는 박건하의 전략이 정확히 먹혀 들어갔다. 볼 점유율은 과감히 버리고 최전방 한석희의 빠른 발을 통한 역습이 결국 이 벼랑 끝 승부의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고 본다. 이번 승리로 인천과의 승점차는 6점으로 수원은 일단 한숨 돌렸고, 이제는 서울보다 순위가 높은 9위에 위치하게 되었다.
#선발 라인업
이기제와 김민우 빼고는 지난 경기와는 동일한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나선 수원 삼성이다. 이기제가 복귀함에 따라 왼쪽 윙백에서 뛰고 있는 김민우를 한석종과 고승범과 함께 중원을 책임지게 했다. 김민우가 이 경기에서 엄청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경기에 준비한 역습 전술을 감안한다면 기존 박상혁보다는 좋은 킥, 볼 소유 능력을 가진 김민우 기용이 더 좋았다고 판단이 든다. 실제로 공미 포지션에서 경기에서 가장 많은 3개의 키 패스를 기록했고, 전체 패스 중 40%가 공격진영 패스로 공격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역할을 무난히 수행했다고 본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수원은 초반부터 인천의 매서운 공세에 맞불 작전보다는 라인을 타이트하게 좁혀 걸어 잠구는 전술을 펼쳤다. 수원 수비 공간이 워낙 타이트하다 보니 제대로 된 슈팅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다. 패스는 계속해서 횡패스 위주였고, 유효 슈팅은 하나에 불과했다. 인천이 자랑하는 아길라르, 무고사, 송시우 공격진은 수원이 만든 트랩에 갇혀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김태환 뜻밖의 활약
지난 글에서 김태환을 왜 기용하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해왔는데 내가 축알못이었다. 1도 기대하지 않은 김태환의 뜻 박의 활약이었다. 단순히 김태환 선수가 기록한 골뿐만 아니라 공수 양면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왜 김태환이 지난 경기에서 감독의 중용을 받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경험 부족으로 순간순간 판단력이 아쉬웠던 지난 경기들과 달리 경기를 치를수록 볼 간수 능력도 좋아지고, 오프 더 볼 움직임과 패스 타이밍 모두 노련해지는 느낌을 받고 있다. 명준재가 복귀한다 하더라도 쉽게 자리를 뺐지 못할 것 같은 모습을 현재 보여주고 있다.
#한석희
오늘도 역시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나는 한석희를 오늘 경기 MVP로 뽑고 싶다. 상대 빌드업을 1차적으로 막는 압박, 상대 뒷공간을 후비는 움직임, 공을 가지고 저돌적으로 돌파하는 전진성 모두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한석희의 존재 때문에 인천 공격 시 쉽사리 라인을 올려서 빌드업을 할 수 없었다. 한석희 존재 자체가 인천에게는 큰 위협이었다. 그리고 지난 경기보다 나아진 슈팅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남은 라운드 동안 충분히 골을 노릴 수 있는 능력을 보였다. 운만 조금만 따라준다면 한석희 선수가 세리머니 할 수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타가트와의 호흡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어 남은 3경기는 한석희 타가트 조합으로 계속 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철벽 3백
장호익 - 민상기 - 양상민으로 이어지는 수비 트리오야말로 수원 상승세의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다. 우선 이 경기에서 위 3 선수가 기록한 파울은 하나에 불과하다. 이것만 봐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비를 하는지 알 수 있다. 3 선수 간 호흡이 너무 좋아 수비에서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잘 돌고 상대 패스를 차단하는 포지셔닝이 너무 완벽했다. 상위 스플릿 팀들한테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하위 스플릿 팀 상대로는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아직 3경기나 남았기 때문에 강등을 피했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그래도 오랜만에 수원 선수들이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소 강등은 당하지 않을 것 같다. 그동안 침울했던 팀 분위기와 달리 굉장히 긍정적으로 변한 선수단 분위기도 보면은 남은 경기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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